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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해돋이를 볼 기회가 없었다. 평소 '언젠간 봐야지'라고 생각만 하던 차, 개인적으로 힘들었던 2018년을 잘 마무리하고 2019년을 의미 있게 맞이하고 싶어 급하게 해돋이 여행을 알아보게 되었다.

 

물론 '정동진'하면 기차여행🚞… 그러나 12월에 정동진행 기차티 켓이 남아있을 리가 😅 게다가 국내에 무박이지만 처음으로 혼자서만 여행을 가게 된 터라 그냥 여행사를 끼고 버스로 다녀오기로.

 

그리하여 2018년 12월 31일, 밤 11시 50분에 버스를 타고 정동진으로 떠나게 되었다!

(버스가 연착되어 실제론 2019년 1월 1일 새벽에야 버스에 탔다 😂)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안고 버스에 올랐으나 졸음을 참지 못하고 내내 잤다. 휴게소에 들린 것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한참을 자다 일어나니 의외로 벌써 정동진에 도착했다고. 그때가 새벽 4시 반쯤. 바로 정동진역으로 가지는 못하고(사람도 많고 차도 많아서) 주차장에서 역으로 한참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역으로는 20분쯤 걸었다. 자다 깨서 그런가 무척 추웠었다. 핫팩을 2개나 챙겼는데도 덜덜덜 떨었다.

 

역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일출시간인 7시 34분까지 역에서 버텨야 했으므로 식사를 하거나 카페에 들어가 있고 싶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럴 수가 없었다. 심지어 편의점에도 사람이 꽉 들어차서 😱 결국 빵을 사서 정동진 역사 안에서 먹었다. 난방은 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밖보다는 따듯하더라. 그나마도 콩나무 시루처럼 사람들이 꽉 차있어서 내내 서있었다.

 

7시가 슬슬 가까워졌을 때 해수욕장으로 출발했다. 7시 전에는 사위가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니 7시가 넘어가기 시작하자 슬슬 주변이 밝아졌다. 해수욕장은 벌써부터 사람들로 바글바글. 챙겨갔던 셀카봉은 사람들을 피해 하늘을 찍는 용도로 대체되었었다.

 

발가락이 차갑다 못해 이러다가 동상에라도 걸리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의 추위를 이겨내고 드디어 일출을 보았을 때. 여러 매체를 통해 해돋이라는 게 깜깜한 밤하늘 아래 강렬하게 빛나는 태양이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더 점점 밝아지는 하늘에 당황했고 비추는 저 불그스름한 것이 태양은 아닌가 계속 의심스러웠었다ㅋㅋㅋ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는지 웅성웅성. 그러나 일출시간에 가까워지자 조그맣게 정말 '태양'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태양이 떠오르는 자리에 배가 있던 것은 아쉬운 일이었으나 그럼에도 첫 일출을 보는 당사자에게는 무척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2019년 처음으로 떠오른 해를 바라보며 그래도 2018년을 버텨냈음에 감사하고 다가오는 2019년에는 스스로에게 주변 사람들에게 좀 더 나은 나 자신이 될 수 있기를 기원했다.

 

조금 더 태양을 바라보고 싶었으나 눈이 부시기도 했고 😅 버스에 승차해야 할 시간도 다 되어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며 찍은 기찻길. 이제는 완전히 태양이 뜨고 구름 한 점 없이 환히 빛나는 하늘과 그 밑에 펼쳐진 바다가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걸으면서 다음에는 기차를 타고 정동진에 다시 와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을 좀 더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그런데 주차장에 도착해 버스에 탑승하니 사람과 차가 너무 많아 버스가 빠져나갈 수 없다고 했다. 1시간을 주차장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 이럴 거면 문자라도 줬으면 느긋하게 식사를 하거나 사진을 좀 더 찍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기는 무슨ㅋㅋ 너무 피곤해서 버스가 출발하는지도 모르고 바로 골아 떨어졌었다ㅋㅋ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강릉의 커피거리. 옵션 중 양떼목장도 있었지만 좀 찾아보니 겨울에는 양들도 축사에 들어가 있다고 했다. 축사에 있는 양을 보러 꼭 가야 하나? 그게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그냥 커피거리로 옵션을 바꿨었다.

 

강릉 커피거리 앞 바다. 역시나 너무 예뻤던 하늘과 바다. 그리고 정동진만큼 사람이 많았다.

 

나는 딱히 커피거리에 가고 싶었던 카페가 있었던 건 아니었고 그저 바다를 보면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셔보고 싶어 커피거리를 선택했었다. 그런 생각을 나만 한 건 아니었는지 거의 모든 카페에 사람들이 꽉꽉 차있었다. 심지어 스타벅스에서도!

 

어차피 자리도 없긴 했지만 그래도 스타벅스는 아닌 것 같아 헤매다가 겨우 카페 알베로에 들어갈 수 있었다. 내가 시킨 건 티라미수 롤케이크와 아메리카노. 롤케이크는 달달하니 맛있었고 아메리카노도 마시기에 좋았다.

 

좀 더 느긋하게 바다를 보면서 앉아있고 싶었는데, 올라가는 길이 많이 막힐 거 같다며 일찍 오라고 하시길래 15분 정도 밖에는 앉아있질 못한 것 같다. 그리고는 또 올라오는 길 내내 잠 😴😴ㅋㅋㅋ

 

 

총평을 하자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고 의미 있었던 여행이었다. 물론 여유도 없었고 길도 많이 막혀 도로에 있었던 시간이 밖에 있었던 시간보다 길었던 건 사실이다. 그러나 평생에 처음으로 본 해돋이는 그 모든 걸 상쇄할 만큼 스스로에게 깊은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다. 왜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부대끼면서도 해돋이를 보러 이 먼 곳까지 오는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던 여행이었다. 다만 정동진을 좀 더 느긋하게 즐기지 못한 건 아쉬웠다. 다음에 기회가 될 때, 좀 한가한 비성수기 때 기차를 타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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